구글·MS·텐센트·페이스북…新산업선도株 편입

무인차·로보틱스·사물인터넷·드론…AI시장 10년간 30배 이상 성장 전망
분야별 1등주 투자…2천만원 이상 가입

  • 채종원 기자
  • 입력 : 2016.12.16 04:11:03


■ 하나 인공지능 1등주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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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알파고' 덕분에 인공지능(AI)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본격화한 해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문구가 이제는 익숙하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이런 변화에 대응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6월 '미래에 투자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하나 인공지능 1등주랩'을 선보였다.
인공지능을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 시대를 이끌어 갈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점은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시기다. '산업혁명'으로 시대를 구분 지을 수 있다는 자체가 인간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업종이 등장했음을 의미한다. 1차 산업혁명 시대는 증기기관을 기반으로 한 철도산업이 존재했다. 2차 산업혁명의 주역은 철강, 자동차 등이다. 3차 산업혁명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 등 인터넷기업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인공지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다. 4차 산업은 인공지능 시스템이 선도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에 '승자독식' 현상은 점차 뚜렷해질 전망이다. 기존 제조업이 공급 과잉에 접어들었고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막대한 재원을 인공지능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 무인자동차, 유전자 정보, 헬스케어, 로보틱스 시장 등은 향후 10년간 3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2020년까지 사물인터넷(IoT) 관련 기기가 240억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0년대에 커넥티드 차량 수가 2억2000만대, 드론에 대한 지출이 87억달러, 군사용 로봇 12만6000대, 농업용 IoT 기기 7500만대를 예상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2025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는 46조원까지 커지고, 2035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25%가 자율주행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IoT, 자율자동차, 드론, 군사용 로봇 등 산업 전환의 핵심 분야가 인공지능이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이해'라는 주제하에 빅데이터, 로봇, IoT, 스마트홈, 자율주행차 등의 가시화를 예측했으며 인공지능 관련 기술이 기반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인공지능 비서, 가상현실(VR), 음성번역, 안면인식, 사진 분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 중이다. 관련 산업 성장에 따른 수혜는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앞으로 수요 증가 시 제때 기술과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이 받게 될 것이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착안해 성장 잠재력이 큰 인공지능 산업 내 1등주에 투자하는 '인공지능 1등주랩'을 선보인 것이다. 이 상품은 해외 주식과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가 포트폴리오와 종목 선정 등에 대한 자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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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바탕으로 다년간 해외 주식 운용 노하우를 축적한 전략랩운용실이 운용하는 장기투자 상품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상품 출시 배경에 대해 "글로벌 인공지능 1등 기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서비스와 시장은 이미 시작됐다"며 "급격한 시장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은 변화를 주도하는 글로벌 1등 기업 주주가 돼서 4차 산업혁명의 주인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인공지능 분야가 신산업이다 보니 큰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재무 상태가 탄탄하지 못한 기업에 투자할 경우 큰 손실을 볼 위험도 존재한다. 이런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공지능 1등주랩'은 분야별 1등주 투자를 목표로 한다. 편입 종목들은 현재 IT산업에서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고 향후 인공지능 사업을 차세대 주요 사업 부문에 포함시켰거나 계획 중인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종목 선별 기준은 △인공지능 산업을 선도하는 IT 대형주 △탄탄한 본업으로 현재 투자 매력도가 높은 기업이다. 이를 통해 재무적 안정성과 미래 및 현재를 대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구성 종목은 구글, 텐센트, 마이크로소프트, 바이두, 페이스북, 알리바바가 있다. 구글은 미래 산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비용이 증가했음에도 모바일 중심의 광고 실적 개선을 통해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다. 텐센트는 'O2O서비스(온라인·오프라인 결합)' 및 클라우드 서비스에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지능 기반의 음성비서, 채팅 봇, 스마트 글라스 등의 제품 및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글로벌 우량 기업들은 다년간 투자 집행으로 인공지능 실용화 수준의 기술을 보유 중"이라며 "이 기업들은 중장기적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주가도 재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1등주랩'은 지난 11월 말 기준 출시 약 6개월 만에 7.7% 수익을 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금투업계에서는 출시 전 구글 등 대형주에만 투자해 수익이 많이 나겠느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를 보기 좋게 떨쳐냈다"고 평했다. 자금도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현재 잔고는 약 50억원 수준이다.
 

'인공지능 1등주랩'은 2000만원 이상 가입할 수 있으며 500만원 단위로 추가 입금이 가능하다. 환 헤지(손실 회피)는 하지 않는다. 수수료는 선취형이 선취보수 1.0%에 후취보수 연 1.5%, 성과형은 후취보수 연 1.5%, 성과보수는 기준 수익률 초과분의 20%다. 고객 계좌별로 운용·관리하는 투자일임 계약으로 과거 수익률이 미래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으며 운용 결과에 따라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증시 돌파구될 4차 산업혁명…AI에 투자하라

  • 문일호 기자
  • 입력 : 2016.12.16 04:12:02

■ 훨훨 나는 AI株…투자시장 최대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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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구글 모회사) 19.7%, 페이스북 17.6%, 텐센트 22.5%, 네이버 19.3%. 전 세계 인공지능(AI) 관련 주식들의 주가가 올 들어 일제히 20%가량 오르면서 활활 타오르고 있다. 주식 투자자들도 AI 관련주에 직접 또는 펀드나 랩어카운트 상품을 활용한 간접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내년도 글로벌 투자 시장의 최대 화두는 단연 'AI'라는 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순다르 피차이가 최근 중국 기원(바둑 두는 곳)을 찾은 것도 4차 산업혁명과 관련이 깊다.
지난 3월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결을 펼쳤던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의 다음 상대로 중국 바둑 최고수들을 만나러 왔기 때문이다. 알파고의 상대는 커제 9단이 유력하지만 그는 "승리를 자신하지 못하겠다"고 밝혀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이 이미 실생활에 접근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구글은 2010년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2014년 '오직 모바일(Mobile Only)'에서 최근 '인공지능이 대세(AI First)'로 방향을 전환했다. 특히 구글은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인공지능 관련 기업 인수·합병(M&A)에 약 33조원을 투자했다. 이 중 2009년부터 집중 투자해온 구글의 자율주행차는 자동차의 개념을 운전 수단에서 생활 공간으로 확장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주행차는 다양한 센서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며 이를 토대로 진행방향, 속도의 변화 또는 정지 등을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는데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 핵심이다. 2020년까지 자율주행차 출시를 위한 알고리즘 성능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다. 

자율주행차 누적 시범 운행거리(자율모드)는 2016년 11월 말 기준으로 234만마일 이상을 기록한 상황이다. 234만마일은 운전자가 160년을 넘게 운전해야 달성할 수 있는 거리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향상되고 있는 알고리즘은 자율주행차 산업 내 선도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은 사물인터넷 투자에 적극적이다. 2014년 스마트홈 전문기업인 네스트를 32억달러에 인수하는 한편, 2016년 신제품 공개행사에서는 '구글어시스턴트'가 내장되어 있는 '구글홈' 및 무선공유기 '구글와이파이'를 발표했다. 이는 집 안에서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연결하는 스마트홈 허브 역할을 하게 될 예정으로, 구글의 최종 목적지는 사물과 사람, 서비스를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이다. 이 같은 미래 산업 기대감에 알파벳 주가는 지난 10월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미 미국에선 기업이나 투자자들이 4차 산업혁명에 직접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알파벳은 지난 6월 27일 681달러 선에서 지난 13일 815달러로 19.7% 올랐다. 

전 세계 투자자들은 구글로 대표되는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주식에 투자하며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페이스북은 연초 대비 17.6% 오르며 선전 중인데 같은 이유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가상현실, 메신저 봇과 360도 동영상을 통한 메신저, 와츠앱과 같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차세대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메신저봇은 구조화된 메시지를 사용자와 대화하듯이 교환하는 '인공지능 챗(Chat)봇'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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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4차 산업혁명을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작년 기준으로 인공지능에 투자하고 있는 중국 기업의 투자 규모는 총 14억위안에 달한다. 중국 정부는 향후 인공지능 시장 규모를 1000억위안(약 18조원)대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이 지난해까지 인공지능 분야에서 출원한 특허건수는 총 6900건으로 미국(9786건)에 이어 세계 2위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주도하고 있다. 

바이두는 2014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3억달러를 투자해 인공지능 연구소를 세웠다. 당시 바이두는 머신러닝 알고리즘 성능을 부풀리고 해외 기업 방식을 모방해 비판받기도 했으나 최근 미국 업체들의 경쟁력을 급속도로 따라가고 있다. 

지난해 9월 인공지능을 탑재한 가상 비서로봇 '두미(度秘)'를 공개하는 등 딥러닝과 융합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이미지·음성인식 기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음성인식 분야에선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는데 딥스피치2라는 바이두의 음성인식 엔진은 그 정확도가 96%(시장조사업체 스트라베이스 기준)에 달해 구글과 애플을 넘어섰다. 

텐센트는 중국의 대표 인터넷 서비스·게임 서비스 전문 회사로 인공지능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스마트 컴퓨팅 검색 실험실(TICS LAB)을 세운 데 이어 지난해에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탑재 로봇 '드림라이터'도 선보였다. 

한국도 관련 주식이 높은 성장성을 기록 중이다. 네이버는 검색·쇼핑, 번역 서비스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면서 AI 관련주의 대장 노릇을 하고 있다. 네이버는 연초 대비 14일 현재 주가 수익률 19.3%로 미국 FANG주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빅데이터를 이용하는 카카오와 게임·학습기능을 연결시키는 기술을 적용 중인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연초 대비 수익률이 높지 않지만 내년을 기대할 만한 관련주로 손꼽힌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아직 국내 기술 수준이 떨어져도 이들 4차 산업 관련주에 장기 투자할 경우 다른 산업에 비해 초과 수익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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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쓴 책 17권을 통해서 본 트럼프 철학 대해부

  • 홍장원,김하경 기자
  • 입력 : 2016.11.11 16:11:18   수정 : 2016.11.11 17: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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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지금까지 책을 17권이나 펴낸 인기 작가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는 부동산 투자, 금융 재테크, 정치·사회 이슈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를 이동하면서 다양한 주제의 글을 써 왔다. 17권의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하나로 압축하면 단연 '승부사로서의 트럼프'가 부각된다. 그는 2008년 출판한 '트럼프, 포기란 없다'란 책을 통해 처음 부동산 업계에 뛰어들 당시 암울했던 시장을 전하며, 자신이 여기까지 온 것은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닦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2004년 펴낸 '트럼프의 부자 되는 법'에서는 '혼전계약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결혼도 비즈니스로 보는 냉혹함을 드러냈고, 1990년 '정상에서 살아남기(Surviving at the top·영문판)'에서는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하려면 나처럼 해야 한다"며 이슈를 따라가는 미디어 속성을 사업에 이용하는 수완을 보인다. 대선 출사표를 2016년 출간한 '불구가 된 미국'으로 던지는 전략도 선보인다. 그는 책에서 "미국을 위기에서 건져내자"며 "미국 양당(공화당·민주당)을 뿌리부터 흔들어 바꿀 것"이라고 일갈했다. 

▶ 트럼프의 부자 되는 법, 2004년 김영사 

'아무리 사랑해도 혼전 계약서를 써라.' 

이 한 문장으로 요약되는 2004년의 트럼프 저서는 그가 사업가로서 어떻게 냉철한 성공을 거뒀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책을 통해 "누구나 결혼생활을 안정적으로 오래하기 바라지만 이를 방해하는 어려움이 많다"며 "(혼전 계약) 얘기를 꺼내기가 쉽지는 않지만 고작 몇 년 산 사람에게 전 재산을 줄 가능성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고 강조한다. 실제 트럼프는 두 번의 이혼 과정에서 혼전계약서 힘을 빌려 손실을 크게 줄인 바 있다. 결혼 문제마저도 비즈니스 관점에서 바라볼 만큼 냉혹하고 현실적인 그의 성향이 잘 나타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책에서 '크게 생각하고, 크게 살라'면서 "브루클린의 누추한 집보다 마천루 하나를 사는 것이 더 쉽다"고 일갈하기도 한다. "나를 화려한 여자친구와 함께 전용 비행기로 개인 골프장을 누비며, 대리석 마룻바닥에 금으로 장식한 욕실을 갖춘 초호화 아파트에 사는 비즈니스 거물로 묘사하는 만화가 있는데 그건 사실"이라고 말하며 '배짱 있게 살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 보통사람들의 부자되기 90일, 2009년 베가북스 

'일은 부지런히 하는데 출세를 못하고 있다면 엉뚱한 일만 붙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트럼프 대학'에서 강의한 연사 원고를 트럼프가 편집해 낸 책이다. 트럼프 대학은 트럼프가 2004부터 2010년까지 운영한 부동산 투자 학원이다. 

그는 책을 빌려 "(나 같은) 백만장자는 '하기 싫지만 맨 먼저 해야 할 일'을 정면으로 부딪쳐 처리하지만 보통 사람은 그런 일을 뒤로 미룬다"며 "백만장자는 유쾌하게 100만달러를 벌지만 가난뱅이는 항상 바쁘게 일하며 요란을 떨어도 실속은 없다"고 평가했다. '바쁘다는 것'과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을 착각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유산 상속 계획을 잘 짜서 세금을 줄이고, 세금징수원들로부터 자산을 지키는 방법도 설명한다. 

▶ 정상으로 가는 길, 2004년 황금가지 

'간결하게 압축하고 또 압축해라.' 이 책은 트럼프가 성공한 사업가로 인정받는 154명의 CEO들에게 편지를 보내 '당신을 성공으로 이끈 생애 최고 비즈니스 조언은 무엇이냐'고 물은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해 엮은 책이다. 돈 허드슨 당시 펩시콜라 북아메리카지부 사장은 "간결하게 핵심만 찔러라"고 조언했다. 트럼프는 연설을 초등학교 수준의 단어로 매우 쉽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좋은(good)' '나쁜(bad)' '어리석은(stupid)' '위대한(great)' 같은 간단한 단어를 집중 배치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놓고 '나쁜 사람, 아주 나쁜 사람(bad guy, very bad guy)'이라 평가하고,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어리석은(stupid)' 사람들이라고 평가하는 식이다. "아홉 살짜리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당시 AFP통신의 평가였다. 핵심 메시지만 압축해 반복하는 게 귀에 쏙쏙 박힌다는 사실을 트럼프는 오랜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던 것이다. 

▶ 글로벌 시대의 부동산 투자전략, 2007년 동아일보사 

'운에 기대지 마라.' 트럼프가 신뢰하는 '부동산 친구' 90명의 조언을 담아 챕터별로 하나씩 소개하는 형식으로 꾸몄다. 그는 스테펀 스워너풀이 조언한 '이기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챕터를 통해 "성공은 구체적인 사고, 상황 인식, 장애물 측량과 실행의 결단성에서 나온 결과"라며 "절대로 운에 의지하지 말고 거래의 모든 것을 장악해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하라"고 조언한다.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 경선 후보 당시부터 이목을 고려하지 않는 기행적인 발언을 내뱉은 것은 "자신이 가장 돋보일 수 있는 영역에서 싸우겠다"는 치밀한 전략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 트럼프, 포기란 없다, 2008년 재승출판 

'불가능한 일도 가능한 일이 될 수 있다.' 

트럼프가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 후보에 뛰어든 지난해 중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꺾고 대통령이 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는 '불가능한 일'로 치부됐던 트럼프 당선 시나리오를 현실로 만들었다. 

이 책은 트럼프가 1970년대 맨해튼 부동산 업계에 발을 들여놓았을 당시를 회고하며 시작한다. 당시 부동산업을 하기에는 시기가 너무 안 좋다는 얘기를 듣고 좌절했지만 끊임없이 도전한 결과 지금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트럼프는 "아무리 힘든 순간이 있어도 그다음에 올 달콤한 성공의 순간을 기억하라"며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도 가까워진다"고 조언한다. 그는 또 "큰 문제는 더 큰 기회로 바꿀 수 있다"며 "적을 친구로, 경쟁자를 동맹으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존 정치세력과 미디어로부터 음담패설과 정제되지 못한 언동으로 집중 포화를 맞은 트럼프가 어떻게 맷집을 키웠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 The America We Deserve(영문판), 2000년 르네상스북스사 

'이민자는 미래의 범죄자들이다.'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비(非) 정치인인 그가 내뿜는 '신선함'이었다. 진부하고 지루한 말만 늘어놓는 기성 정치인과 다르게 파격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눈길을 끌었다. 16년 전에 쓴 이 책은 그가 미래의 대통령이 될 것을 내다보고 쓴 책인가 싶을 정도로 지금 내놓는 정치 전략과 유사하다. 과도한 관료화가 시민사회 인프라와 공교육 시스템을 망쳤다고 맹비난한다. 이민자들을 '잠정적 범죄자'로 보는 그가 던지는 범죄에 대한 철학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 기요사키와 트럼프의 부자:백만장자와 억만장자가 말하는 부의 공식, 2007년 리더스북 

'부자가 되고 싶으면 금융IQ를 높여라.' 

트럼프가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저자로 유명한 로버트 기요사키와 공동 집필한 책이다. '부자 되는 법'을 알려주는 지면 강의로 부를 만하다. 

트럼프는 이 책을 통해 '소극적인 투자자는 돈을 투자하지만, 적극적인 투자자는 시간을 투자한다'며 투자를 바라보는 시각을 교정하라고 주문한다. 될성부른 기업과 부동산에 돈을 묻어 시간에 따라 가치가 오르는 '복리 투자의 마법'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돈 몇 푼에 휘둘리는 단기 시각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IQ를 높여야 하며, 사회와 경제를 바라보는 통찰력을 길러야 한다고 트럼프는 조언한다. 

트럼프는 "우리는 실수로부터 배우고 발전하지만 결국 1등만 살아남는 게 현실"이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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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ump:Surviving at the top(영문판), 1990년 랜덤하우스사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하려면 나처럼 사업을 하라.' 트럼프가 사과를 들고 특유의 자신감에 찬 미소로 무장한 사진이 실린 표지가 이채롭다. 그는 이 책에서 본인 소유의 빌딩과 자산에 대해 '내 것(my)'이라는 단어를 자주 쓴다. 그는 "사업으로 주목을 끌려면 나처럼 자신만만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자기애를 늘어놓는다. 자신이 가진 부와 명예에 대한 애정도 아낌없이 밝힌다. 그가 한없는 자기애를 기반으로 더 큰 꿈을 꾸는 자신을 채찍질해왔다는 걸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 거래의 기술, 2016년 살림 

'모든 인간관계는 거래다.' 

트럼프의 첫 번째 책이자 베스트셀러다. 1987년 초판이 나왔다. '인간' 트럼프의 진면모를 보여준다. 그가 전하는 거래의 기술은 사업에 국한된 게 아니다. 가족, 친구, 적 등 그가 만나는 사람뿐 아니라 그가 당면한 도전 과제와 타파하려는 관념까지 모두 트럼프에게는 거래의 대상이다. 그는 "거래는 나에게 일종의 예술이다. 어떤 사람들은 캔버스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또 훌륭한 시를 쓰지만 나는 그 대신 거래를 한다"고 표현한다. 승부사 트럼프는 앞으로 전 세계 국가 정상을 상대로 온갖 거래를 제안할 것이다. 

그는 거래의 원칙으로 11가지를 든다. 1원칙은 '크게 생각하라, 항상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라'다. '언론을 이용하고, 희망은 크게 보이게 하되 비용은 적당히 써라'고 조언한다. '사업을 재미있는 게임으로 만들어라'는 표현도 전한다. 

▶ Time to get tough:Making America Great Again(영문판), 2015년 레그너리사 

'오바마 정부가 미국을 망쳐놨다.' 

이 책의 초판은 2011년에 출간됐다. 그런데 2016년 대선 레이스에서 주장한 모든 것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실상 대선 연설 초안은 이때 나온 것과 진배없다. 

부와 명예가 모두 실추된 미국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지도자가 자신이라고 상기시킨다. 이민 제한 정책부터 오바마케어 폐지에 이르기까지 트럼프의 머릿속 대권 구상이 그대로 담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Think BIG and Kick Ass in Business and Life(영문판), 2010년 하퍼콜린스사 

'크게 생각하고 주장을 굽히지 마라. 보란듯이 성공하라.' 

트럼프가 동료 사업가인 빌 쟁커와 함께 쓴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주변에서 어떤 비판의 목소리가 들려오더라도 자신의 의견을 끝까지 고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극적이고 말초적인 연설 문장을 교정하라는 무수한 지적에도 트럼프가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해 대통령이 된 것과 일맥상통한다. 트럼프와 빌은 삶에 '거대한 공식을 대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사업을 하다보면 언제나 질투심에 불타 남의 사업을 망하게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맞서 싸우려면 항상 넓은 안목으로 사안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동 저자 빌 쟁커는 성인교육 회사 '러닝 아넥스'의 창업주로 도널드 트럼프를 만난 후 큰 성공을 거둔 사람이다. 

▶ 불구가 된 미국 : 어떻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인가, 2016년 이레미디어 

'미국을 위기에서 건져내자.' 트럼프가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후 쓴 책이다. 대선 출사표로 불린 책이다.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서 트럼프의 비전과 포부를 일목요연하게 담았다. 책의 부제는 트럼프의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로 정했다. 책을 통해 기성 정치인과 다른 자신만의 차별점에 대해 강조한다. 트럼프는 "수십 년 동안 정치인이 해온 게임을 그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며 "양당을 흔들어 뿌리부터 바꿀 것"이라고 선언한다. 그가 바라보는 미국은 선조들이 세운 미국의 위엄을 잃은 허약한 모습이다. 그래서 '불구가 됐다'는 표현을 썼다.
 그는 미국인에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내가 말한 대로만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피력한다. "해답은 지금 워싱턴DC에서는 찾을 수 없다. 오직 나만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수 있다"고 일갈한다. 

[홍장원 기자 /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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