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조성문씨 사이트에서 퍼온 겁니다.


며칠 전 아래와 같은 트윗을 했었다. 15번의 리트윗에 비해 Favorite 등록이 100건인 것을 보니 많은 분들이 나중에 보려고 저장해둔 것 같다. 사실 41페이지나 되는 빡빡한 문서라 일일이 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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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블로그 독자들을 위해 재미있게 본 부분만 몇 개 발췌해서 옮겨볼까 한다. 시콰이어 캐피털이 보관하고 있던 이 문서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이유는 소송 때문이다. 2007년에 미디어 자이언트인 Viacom이 자신의 컨텐트가 유투브를 통해 유통된 것을 유투브에서 막기는 커녕 오히려 도왔다며 구글-유투브를 상대로 $1B (약 1조원)의 저작권 침해 소송을 걸었고, 이 소송은 재심, 항고 등을 거치며 2013년까지 끌다가 둘이 합이하면서 끝이 났다. 어쨌든, 그 덕에 이런 재미난 사실이 알려졌으니 나로서는 고마운 일이다.

Roelef Botha

Roelef Botha

이 글을 쓴 사람은 Roelef Botha로, 벤처 업계에서 매우 유명한 사람인데, 현재는 시콰이어 캐피털의 벤처 캐피털리스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나 매킨지 요하네스버그 사무실을 거쳐 스탠포드 MBA를 졸업한 후, 2001년에 페이팔에 조인했고, 곧 CFO가 되었는데 이든 해에 회사가 상장했다. 그 때 그의 나이가 28세였다고 하니 무지하게 운이 좋다(물론 뛰어난 인재여서 잡은 기회이지만). 2003년에 페이팔이 이베이에 $1.5B 에 매각된 후 그는 회사를 떠나 시콰이어 캐피털에 합류했으며 그 이후 좋은 회사들에 많이 투자했다. 유투브는 그가 2007년에 발굴한 대박 회사이며, 그 후 에버노트, 인스타그램, 몽고DB, 스퀘어 등에도 투자했다그가 지금까지 투자한 포트폴리오 회사들의 총 가치가 $12B (약 12조원)나 된다고 한다. 이 문서를 보면, 그가 당시에 시장을 어떻게 봤는지, 회사에 투자할 당시에 무슨 생각을 했는지 등을 엿볼 수 있다. 아래 요약. 2~8페이지는 2005년에 유투브를 처음 알게 되어 세 명의 창업자들을 만나고 투자를 결심하기로 된 과정을 설명한다. 그리고 유투브 창업자들이 그들의 비전을 뭐라고 설명했는지도. “사람들이 직접 만든 비디오를 인터넷에서 공유하는 가장 주된 장소가 되고 싶다는 것”. 그리고 “비디오를 찍는 기기들의 값이 싸지면서 사람들이 비디오를 더 많이 만들게 될 것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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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콰이어 캐피털의 Roelef가 쓴 문서. 유투브 창업자들을 처음 만났을 때 들은 이야기를 설명하고 있다.

그 다음에는, 유투브가 저작권이 있는 컨텐트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떤 의식적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설명한다. 즉, 비아콤이 주장하는대로 유투브가 그런 활동을 도왔다는 증거는 없다는 점과, 유투브가 그런 컨텐트로부터 돈을 벌 의도도 없었다는 점을 주장한다. 다음엔, 유투브 창업자들의 처음 보여줬던 문서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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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를 만들 당시 관찰했던 비디오 공유의 문제점들: 1. 비디오 파일의 크기가 너무 크고, 2. 비디오 파일 형식도 다 다르고, 3. 연관된 비디오들을 연결해주는 서비스가 없다는 것.

당시의 경쟁자들은 구글 비디오와 24 hour laundry, 그리고 DailyMotion과 Vimeo. 난 Vimeo가 유투브를 보고 따라 만든 건줄 알았는데 유투브보다 먼저 만들어진 사이트라는 점에 놀랐다. 당시에는 기술이 별로 안좋았다고 설명. 그리고 Google Video는 개인 비디오가 아닌 할리우드 비디오를 신경쓰고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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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경쟁자들. 물론 구글 비디오도 그 중 하나였다.

그리고 사업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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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설명된 네 가지 모두 훗날 유투브의 가장 주된 수익원이 되었다는 점이 놀랍다. 1. 플레이되고 있는 비디오와 연관성 있는 광고 비디오를 옆에 보여줌. 2. 비디오 상영중에 광고를 오버레이로 보여줌. 3. 비디오 시작전에 짧은 비디오를 보여줌.

그리고 유투브 초기 성장 곡선이 나오는데, 투자자라면 군침을 흘릴 법한 그래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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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 초기 성장 곡선

그 아래에는 Botha가 직접 작성한 문서가 나온다.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시콰이어 캐피털 내부의 다른 파트너들, 그리고 외부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쓴 것 같다. 시콰이어가 투자하고 싶었던 액수는 $1M + $4M. 그래서 회사의 30%를 소유. 만약 이대로 계약했다고 하면, $5M 투자해서 1년만에 495M를 벌었으니 연 10,000% 수익률인 셈이다. 초대박.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 당시에는 엑싯 가능성이나 액수에 대해 그렇게 크게 보지 않고 있었던 듯. 유투브와 비슷한 회사들이 별로 크지 않은 금액에 매각되었다고 설명함. 예로 든 회사들은 $70M, $50M 정도에 매각. 트립어드바이저는 같은 부류는 아닌데 $100M에 엑싯했다고 설명 (사실 당시엔 이것도 상당히 큰 엑싯으로 생각했을듯). 그 다음엔 비용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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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 운영 비용 추정. 비디오 한 개의 평균 크기를 7MB 로 낮게 잡았다. 컴퓨터 한 대당 하드디스크 크기는 320기가로 가정.

마지막엔 유투브 창업자들이 발표에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슬라이드 중 하나. 1년 후 1조 7천억에 팔리게 될 회사의 발표 자료 치고는 참 소박하다는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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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가 시콰이어 캐피털의 투자를 받기 위해 발표할 때 사용했던 슬라이드

여기까지다. 전문을 보고 싶다면 여기를 클릭하면 된다. 드롭박스가 Y컴비네이터에 처음 도전할 때 질문에 답변했던 내용도 참 흥미로웠는데, 이 문서를 보니 유투브 초기 시절의 모습이 떠올라 재미있어서 공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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